【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장애인 활동지원 급여량을 정하는 서비스지원 종합조사에 이의를 제기한 사례의 절반이 구간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조사 항목의 세부 기준이 여전히 비공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종합조사는 2019년 7월 도입된 제도로, 국민연금공단 조사원이 거주지 등을 방문해 일상생활·사회활동·가구환경 등을 관찰·문답으로 조사하고 그 점수로 급여 구간이 정해진다.
지난해 중증장애인들은 종합조사가 실제 필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공단 지역본부에서 농성·단식으로 전면 개편을 요구했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같은 해 8월 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도개선 TF 구성과 이의신청 인용 유형의 분석·교육 반영을 약속한 바 있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이의신청 1만 135건 중 5128건(50.6%)의 구간이 상향됐다. 하향은 34건에 불과했다.
종합조사 월평균 신청은 2021년 121건에서 올해 상반기 231건으로 1.9배 늘어 집계 기간 중 최다였다. 상향률은 매년 45.5~56.2%로 두 건 중 한 건꼴이었다.
발달장애의 상향률이 특히 높았다. 지적·자폐성 장애를 합한 발달장애의 누계 상향률은 55.2%로 그 외 유형(46.4%)을 웃돌았고, 자폐성 장애는 62.7%(올해 상반기 65.4%)에 달했다.
이의신청 중 발달장애 비중도 2021년 42.9%에서 올해 상반기 51.7%로 높아져, 집계 이후 처음 절반을 넘었다. 지원 필요가 행동·인지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발달장애일수록 관찰·문답 위주의 조사로는 필요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판정 번복의 원인을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서미화 의원실은 조사 항목별 상세 인정 기준 관련 지침·매뉴얼·교육자료를 요구했으나 복지부는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비공개 대상으로 관리 중”이라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들었다.
고시는 조사 항목과 배점을 정하고 있지만, 이를 개별 사례에 적용하는 기준은 비공개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절반에 이르는 번복이 조사원 판단의 편차 탓인지, 기준이나 조사 방식의 한계 탓인지 판별할 수 없다. 동일하게 공단이 수행하는 장애정도 심사가 상세한 판정 기준을 ‘장애정도판정기준’ 고시로 공개하는 것과도 대비된다.
복지부는 장관 답변대로 지난해 11월 장애인단체·학계·국민연금공단 등 15명 규모의 ‘서비스지원 종합조사 개선 TF’를 꾸려 올해 9월까지 여섯 차례 회의를 열었다. 다만 9월 제출자료 기준 확정된 개선안은 없고 연구용역도 12월에야 종료돼, 논의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원들이 요청한 평가 기준 관련 논의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에 이의신청을 통한 사후 구제에서 벗어나 첫 조사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시간 관찰·문답 위주의 조사를 보완하는 조사조력인 동행 체계 및 조사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기준 공개와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서비스지원 종합조사의 신뢰성 문제와 미비점은 거듭 지적돼 왔다”며 “이는 교육을 통한 조사원 개인의 역량 보완만으로 해소될 문제가 아니라, 일방적인 관찰과 짧은 문답 위주의 조사 체계가 지닌 근본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당사자의 생활 맥락과 지원 필요를 섬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조사조력인이 조사에 동행하도록 조사·판정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현행 조사 기준을 공개하고 그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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