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김선민의원실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방송이 의무 편성비율은 채우면서, 정작 시청자가 가장 많은 저녁 시간대에는 거의 편성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TV조선은 지난해 화면해설방송을 5만 6015분 내보냈지만, 이 가운데 주시청시간대 방송은 140분뿐이었다. 한 달에 12분이 채 안 되는 셈이다. 2024년에는 주시청시간대 화면해설방송이 단 1분도 없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주시청시간대 화면해설방송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지상파 4사(KBS·MBC·SBS·EBS)와 종합편성채널 4사(JTBC·MBN·채널A·TV조선)는 전체 방송 중 화면해설 비율이 모두 의무비율인 10%를 넘었다.
그런데 주시청시간대만 떼어 보면 TV조선 0.2%, JTBC 0.8%, KBS 1.1%, MBC 2.5%, 채널A 4.4%였다. 8곳 중 5곳이 5%에도 못 미쳤다.
화면해설방송은 등장인물의 행동과 표정, 장면 전환 같은 화면 정보를 음성으로 설명해, 시각장애인도 방송 내용을 따라갈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주시청시간대는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평일 오후 7~11시,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6~11시다. 메인 뉴스와 드라마, 예능이 몰리는 시간대다.
공영방송 KBS는 지난해 화면해설방송을 11만 8930분 편성해 8곳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 중 주시청시간대 방송은 2120분에 그쳤다. JTBC의 주시청시간대 화면해설방송은 1년 동안 720분(12시간)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은 한 해만의 일이 아니다. TV조선의 주시청시간대 화면해설 비율은 최근 5년간 한 번도 1%를 넘지 못했다. 채널A는 2021년 12%에서 지난해 4.4%로 떨어졌고, 주시청시간대 화면해설 시간도 1만 1310분에서 4180분으로 63% 줄었다.
반면 SBS는 2021년 315분(0.3%)이던 주시청시간대 화면해설방송을 지난해 1만 2935분(13.6%)으로 41배 늘렸다. 주시청시간대 비율이 전체 편성비율(13.6%)과 같아진 것이다. 같은 의무를 지는 방송사 중에서도 편성하기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쏠림이 가능한 것은 현행 제도가 화면해설방송 의무를 전체 방송시간 대비 비율로만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시청시간대가 아닌 시간에 몰아서 편성해도 의무는 채워진다. 방미통위는 지난 6월 장애인방송 고시를 개정해 주시청시간대 장애인방송 편성 노력의무를 새로 넣었다. 하지만 노력의무여서 강제력이 없고, 주시청시간대 최소 편성비율도 정하지 않았다.
김선민 의원은 “화면해설방송은 시각장애인이 다른 시청자와 같은 시간에 같은 방송을 볼 수 있게 하려는 제도”라며 “지금처럼 의무비율만 채우고 저녁 시간대를 비워 두는 것은 숫자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BS 사례처럼 방송사가 마음먹으면 충분히 늘릴 수 있다”며 “방미통위는 노력의무에 그치지 말고 주시청시간대 최소 편성비율을 정해 실질적인 시청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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